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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 한국 습지는 괴롭다 (정부, 람사르 등록습지 20배면적 매립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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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환연 (121.♡.71.57) 댓글 0건 조회 2,585회 작성일 12-06-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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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신문 제74호 4면 2008년 11월 3일자
생태계의 보고, 한국 습지는 괴롭다
정부, 람사르 등록습지 20배 면적 매립 승인
남효선
습지실태보고서… 낙동강 수계에선 90% 파괴
한국NGO네트워크 구성, 세계 습지NGO와 연대


세계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가 지난달 28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람사르총회는 열 번째 열리는 것으로, 습지 협약 당사국 156개국 정부 당사자와 습지연구가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는 환경올림픽이어서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물론 한국이 환경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국민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특히 시민환경단체와 생태환경 전문가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세계 환경올림픽이라는 람사르 총회 개최 당사국인 한국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반환경적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전남 신안군 압해도 등 23개 지구 12.06㎢에 대한 매립 승인’ 등 람사르 등록 습지 면적의 20배가 넘는 12.06㎢의 연안습지 매립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생태계 파괴 논란을 일으킨 새만금 간척 사업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국무회의를 열고 농지 규모를 70%에서 30%로 축소시키고 그 자리에 산업단지 등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특히 지난 노무현 정부는 시민사회단체, 전문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동서남해안권발전특별법’을 제정해 연안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는 반생태적 법률근거를 만들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28일 람사르총회 개막식을 앞두고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람사르 총회 개최국인 한국이 람사르 협약 결의안을 무시하고 람사르 등록 습지 면적의 20배가 넘는 12.06㎢의 연안습지 매립을 승인했다”며 “한국의 연안갯벌매립문제와 협약 당사국들의 습지개발 재검토 방안을 람사르 총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한국NGO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국내 람사르 등록 사이트 확대, 국제적 수준의 습지보전 정책 견인 및 중요 습지의 보전실태 개선, 습지에 관한 대중인식 확산 등 다양한 활동 전개를 통해 정부의 반환경적 습지정책에 맞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습지보전을 위한 한국NGO네트워크’는 람사르 총회를 보이콧하고 전세계 31개국 300여명의 NGO가 참여한 가운데 24일부터 27일까지 창녕, 순천 등지에서 ‘세계 습지NGO 대회’를 열었다. 습지보전과 람사르협약에 대한 NGO역할, 국제습지 NGO위원회 구성, 습지NGO성명서 채택, 순천만 현지 방문 및 나무심기 등을 펼쳤다.

<시민사회신문>은 이들 시민단체의 습지보전을 위한 현지활동보고를 통해 난개발 위기에 직면해 있는 한국의 습지 실태를 짚어본다. <편집자>

환경운동연합은 제10차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전국 주요 20여 개소에 대한 습지실태를 담은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연안매립과 낙동강 운하로 인하여 한국의 습지가 위기에 처해있다”며 “람사르총회가 위기에 처한 한국의 습지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 최고의 내륙 습지인 우포늪에서 아이들이 자연을 익히고 있다
정부의 반환경적 정책으로 습지가 설 곳을 잃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28일 람사르총회 개막식을 앞두고 “람사르 총회 개최국인 한국이 람사르 협약 결의안을 무시하고 람사르 등록 습지 면적의 20배가 넘는 12.06㎢의 연안습지 매립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우포늪 모습.

또 이 보고서는 “지난 10월 정부는 남해 연안습지 8곳(962만㎡)를 조선소 시설용지로, 3곳(81만㎡)을 항만시설용지로, 4곳(18만㎡)을 도로 등 공공시설용지로 또 서해안의 주요한 습지인 강화갯벌과 가로림만 일대를 조력발전소 건립지로 건설하기위해 매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10차 람사르총회 한국 개최를 위해 우간다 람사르총회까지 참석했던 김태호 경남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조차 포기한 운하사업을 낙동강에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위선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 내륙습지의 근간인 낙동강 수계 내륙습지의 90%가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2008 위기에 처한 한국의 습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전국 주요 20여개소의 습지가 직면해 있는 실태를 담고 있다.

# 한국 서해안의 허파, 강화도 갯벌
광업개발과 조력발전소 건립 추진으로 위기


강화도 지역의 해안습지가 티타늄 광산개발과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으로 습지보호구역 취소 위기에 몰려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강화도 연안 지역의 모래에서 티타늄 광물 개발을 위한 광업권 업체에 의해 습지보호구역취소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강화도 서쪽 연안에 강화조력발전소, 남쪽에 인천만조력발전소가 정부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히고 “대규모 방조제 건립을 전제로 하는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강화도 연안습지는 심각한 자연환경 파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이들 조력발전 건립과 광업권 개발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물길을 막아 하구역 일대에 범람과 홍수 등 심각한 자연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화도 지역의 해안습지는 강화도 갯벌과 교동도, 석모도, 볼음도 등 주변 29개 섬으로 형성된 한국의 가장 큰 갯벌 중의 하나로서 매년 3만마리 규모의 도요·물떼새류가 찾아오는 중간기착지이다.

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흑두루미를 비롯 멸종위기종이자 국제적 보호종인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이자 서식지로 이름난 생태 보고이다. 보고서는 강화도 주변 무인도에서 해마다 200~300여 개체의 저어새 번식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화도 연안 갯벌과 무인도 등 4억8백만㎡는 ‘강화갯벌과 저어새 번식지’로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 태안만 천혜의 갯벌,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립추진… 주민 반대운동 돛 올려


기름유출사고로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재각인시킨 태안만 일대 갯벌도 각종 개발 욕구 앞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보고서는 서해안 연안 중 가장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는 가로림만 일대가 정부의 조력발전소 건립계획과 석유화학, 자동차산업 등 중공업단지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가로림만 일대 자연환경을 보전하려는 주민, 시민단체와 이를 추진하려는 정부, 기업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07년 서부발전(49%), 포스코건설(32%), 대우건설(14%), 롯데건설(5%) 등으로 구성된 ‘가로림조력발전(주)’이 출범하면서 불거진 갈등은 지역주민들 간의 민-민갈등양상을 띠며 전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4월 서산시가 가로림만 동쪽 갯벌 등 연안 1,000ha에 석유화학, 자동차중공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이어 9월 정부가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 건립계획을 재차 발표하자 이들 주민,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며 반대운동을 다시 전개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2007년 당시 환경부가 가로림만 일대 조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하여 ‘공식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가로림만의 경우 생태계가 워낙 우수해 훼손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라고 밝힌바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최근 중공업단지 조성과 조력발전소 건립계획이 잇따르면서 지역의 갈등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해안의 가장 잘 보전된 해안생태계로 알려진 가로림만 일대는 한국 미기록종인 ‘Alpheus sp’와 희귀종인 ‘긴발딱총새우’등의 서식지로 확인됐으며 가로림만 일대 15개 포구는 연간 4천톤에 달하는 어획량을 올리는 연안어업의 중심지이다.

# 지속되는 논란, 새만금
환경NGO, “새만금 매립으로 도요새 20% 감소”


람사르 총회에선 ‘새만금 매립이 도요새와 물떼새 20%를 감소시킨 원인’이라는 보고가 제기됐다. 환경NGO인 '새와 생명의 터'와 ‘호주 뉴질랜드 도요·물떼새 연구단’은 30일 람사르총회에서 공개한 ‘2006~2008년 새만금 도요·물떼세 모니터링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새만금 매립이 전 세계적인 도요새·물떼새 감소를 초래한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간조 때 280㎢의 방대한 갯벌이 드러나는 새만금은 방조제 공사로 인해 갯벌이 없어진 이후 동아시아와 호주를 오가는 19종의 도요새·물떼새 개체수가 급속히 줄어 지난 2006년 전세계 38만마리 중 20%가 넘는 9만마리가 최근 2~3년 사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9월 국무회의를 열고 새만금 농지 규모를 70%에서 30%로 축소시키고 그 자리에 산업단지, 관광단지, 주거단지 등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당초 정부 계획은 농지규모를  전체면적의 70%로 결정했었다.

환경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새만금간척사업은 지난 1991년 첫 삽을 뜬 이래 총 연장 28㎞ 구간 중 1호구간의 콘크리트 공사가 완공됐으며, 나머지 2, 3, 4호구간은 2009년 완공된다. 또 2, 3, 4호 구간 방조제 공사는 진행 중이며, 올 초 방수제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만금 갯벌 중 김제시 청하, 만경, 군산시 대야, 옥구, 부안군의 동진, 계화면 등 연안지역의 갯벌이 모두 육화되었다며 갯벌 소멸실태를 밝혔다.

보고서는 또 “방조제의 갑문조절 여부에 따라 부안갯벌의 경우, 현재까지 갯벌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생존터전에서 밀려난 지역 어민들이 도시빈곤층으로 몰락하고, 주민공동체와 어민문화가 파괴되는 심각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 군산시와 김제군 등에 걸쳐있는 새만금갯벌은 매년 10~20만 마리의 물새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도래지이자 넓적부리도요새, 청다라요사촌, 붉은어깨도요 등의 주요 서식지였다.

# 섬진강 하구 유일한 갯벌, 갈사만
정부, 조선소 건립위해 매립결정

경남도와 지자체가 지방산업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정부에 요청한 하동 갈사만 매립계획이  최근 확정됐다.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 매립이 확정된 경남 하동 갈사만 일대 연안습지는 26개소(정부매립계획안) 매립지 중 가장 큰 규모로 396만4천㎡에 달한다.

조선소 건립 등 개발욕구에 떼밀려 확정된 하동 갈사(매립예정지, 396만4천㎡), 사천 광포만(197만6천㎡), 신안 압해도(261만9천㎡) 등의 갯벌은 생태적 가치와 어업생산성이 높은 서남해안의 대표적 갯벌로 이 지역은 한 때 정부에 의해 보호지역 지정 검토가 이뤄진 곳이다.

또 지난 1997년 이 지역에 현대제철소 건립이 추진됐으나 광양만권 주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하동 갈사 갯벌은 섬진강 하구에 발달한 유일한 갯벌로 해양수산부가 2001년 연안통합관리계획을 통해 ‘생물 종 다양성이 뛰어나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20개소에 포함되는 곳’으로 보존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해수부는 2004년 광양만 특별해역관리계획에서도 보전 의견을 제시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 어민, 환경단체는 “람사르 총회 개최를 계기로 정부가 연안습지 매립 중단 선언을 통해 람사르협약 정신을 존중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 줘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연안습지를 람사르싸이트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갈사만 일대는 이동시기의 도요새, 물떼새의 중간기착지”라며 “제철단지 등으로 매립된 광양만 일대의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는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갈사 갯벌은 섬진강 하구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광양만 갯벌이 1980년대에 제철단지 조성으로 대부분 매립된 이후 유일하게 남아있는 갯벌”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1억4천만년 전 중생대와 백악기 사이에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곳”이자 “국내외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으로 밝혀진 생물종이 대거 발견된 생태계의 보고”라고 지적했다.  

또 공업단지 조성을 위한 매립지로 계획된 사천시 광포만은 최근 멸종위기종인 대추귀고둥 1천여마리가 발견된데 이어 멸종위기 조류인 검은머리갈매기 170여개체가 확인된 도래지이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갯잔디 군락을 갖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국제보호종인 검은머리갈매기 150여개체,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 천연기념물 202호인 재두루미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6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국제보호종의 낙원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 6천년 전 형성된 자연호수, 동해안 석호
석호 주변 관광개발로 연안 습지 파괴


동해안의 허파 석호(潟湖)는 약 6천년전 형성된 자연호수이다. 강릉의 경포대와 속초의 영랑호, 송지호 등은 해안의 사취, 사주 따위가 만의 입구를 막아 바다와 분리되어 생긴 호수로서 지하에서 해수가 섞여들거나 수로로 바다와 연결되어 염분농도가 높다. 담수호보다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부영양호(富營養湖)가 많다.

동해안을 끼고 발달한 도시의 주변에 발달하여 관광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때문에 이들 석호는 관광지 조성을 위한 각종 사업에 노출되면서 본래의 생태기능을 상실하는 등 심각한 훼손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석호를 보전하기 위한 명분으로 추진된 각종 사업, 예컨대 ‘송지호, 화진포의 인공수초대 설치 사업’, ‘영랑호의 자연친화형 호안정비사업’, ‘ 매호, 경포호의 준설사업’ 등이 오히려 석호 생태계를 훼손한 주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석호 주변 개발을 위한 무분별한 순환도로 개설 등이 완충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갈대 서식지를 훼손해 순환도로나 주변 관광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로 석호의 수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동해안 석호일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이를 근거로 보전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으나 지자체의 난개발은 그치지 않고 있다”며 “보전지역, 완충지역, 개발지역 등 생태보전의 기본원칙만 제대로 지켜도 석호를 보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효선 기자 nulcheon@ingo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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