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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에서 머물도록 창조된 존재입니다

작성일 19-07-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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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독교환경운동연대 (106.♡.5.238) 조회 26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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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에서 머물도록 창조된 존재입니다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보게 되던 '셰프'들의 요리가 사라졌다. 대세는 '집밥'이다. 멸치 다시마를 우린 육수에 양파, 고추, 두부 한 줌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미슐렝 가이드의 별들을 잠재운 것이다. 여행도 추세가 변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의 특급호텔 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민박에서 하룻밤을 조용히 보냈다는 글에 사람들은 더 많은 '좋아요'를 누른다. 거기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사진이 보태지면 부러움과 질투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화려한 인위적인 것보다 소박한 자연스러운 것에 사람들의 마음이 닿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마음을 먹고 시간과 공을 들여야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지만, 자연은 본래 우리가 머물던 곳이다. 산업화로 인한 도시화가 시작된 것은 불과 200여 년 전, 특히나 최근 몇 십 년 동안 사람들은 자연과 차단된 인공의 도시를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도시에서의 삶이 그다지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다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쉼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인공의 도시가 아닌 숲과 들, 강과 바다가 있는 자연에서 진정한 쉼을 누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사람은 자연에서 살도록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오감은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해 발달된 감각이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는 눈과 코, 귀, 입과 피부의 감각을 고르게 사용하여 자연의 정보를 파악하고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도시라는 인공의 공간 안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각과 청각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이는 결국 신체의 균형을 파괴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으로 돌아가 오감의 균형적 사용을 통해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게 됨으로써 쉼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자연과 사회정책에 대한 많은 저술을 하고 있는 리처드 루브는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이란 책에서 자연과 차단된 도시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인지능력이나 관계성, 창의성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문제를 '자연결핍장애(Nature-Deficit Disorder)'라고 이야기한다. 리처드 루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연 안에서 감각과 의식을 성장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오감을 사용하여 판단하는 직감을 발달시켜, 스스로의 판단력과 자존감을 높임으로써 자연결핍장애가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자연을 일시적으로 체험하는 교육만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자연을 체험하는 공간이 되는 '생태도시'에 주목한다. 자연에서 살아가도록 창조된 사람이 자신의 존재 범위를 벗어나 인공적인 세계에 머무는 우리의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에서 쉼을 누리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의 신체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의식 역시 자연에 머물도록 온전히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성이란 것은 어딘가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자연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온전한 쉼은 우리의 몸과 함께 우리의 마음이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에 머물 때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늘 변함없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는 구름, 힘차게 솟아올랐다가 때가 되면 노을을 남기고 지는 해, 조용히 풍성한 열매를 만드는 흙. 사람들의 인성이란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닮을 때에 가장 참되고, 선하며, 아름다운 것이다.

앞서 언급한 리처드 루브는 다른 책 '우리는 자연으로 간다'에서 "사람은 자연과 다시 이어져야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며,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자연과의 재결합만이 인간의 건강, 웰빙, 영혼, 생존을 위한 열쇠"이며, 이제 "자연의 원리에 따라 삶을 다시 재구성하고 일상을 재자연화 시켜야 할 시점에 와 있다"라고 주장한다.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닌 인간의 본성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운동이 우리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머물며 자연이 보여주는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경험함으로서 자만심을 벗어나 창조된 우리의 본성을 회복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생태영성'의 뿌리이며 궁극적인 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때문에 영적 체험이 이루어지는 교회에서의 예배 역시 자연과의 적극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진정한 쉼은 하나님의 품에 온전히 머무는 것이다. 예배가 하나님을 온전히 체험하는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예배의 공간과 순서와 지향이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자연을 닮아 있어야 한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몽골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숲을 10년 째 조성중이다. 아울러 해마다 은총의 숲을 방문하며 몽골의 대자연을 돌아보는 4박 5일의 생태기행을 진행 중이다. 이 생태기행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몽골의 대자연에서 "거룩한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는 신앙고백을 나누게 된다.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몽골의 끝없는 초원을 걷고, 모닥불 아래에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소나기 뒤에 떠오른 무지개를 만난 것이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생태(Eco) 경험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의식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깨닫게 되어, 자아(Ego)가 추구하는 긴장과 갈등으로부터 벗어나 영적인 쉼에 이르는 체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을 온전히 만날 수 있는 대자연조차 곧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그 누구도 기후변화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우리의 인식과는 달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행동은 더디고 굼뜨기만 하다. 기후변화는 사람들을 궁극적인 쉼이 존재하지 않을 삶으로 우리 모두를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의 온전한 쉼을 위해서도 우리는 창조세계인 자연을 지키고 돌보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한국기독공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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