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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회복될 수 있는가? :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

작성일 19-01-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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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독교환경운동연대 (106.♡.5.238) 조회 6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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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회복될 수 있는가? :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


이진형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올해 10월 대한민국 인천에서 제 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가 개최되었다. IPCC는 1988년에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DP)이 공동으로 설립한 19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제기구로,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평가 보고서(Assesment Report)를 발행하여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기후변화 영향, 대응에 대한 과학·기술·사회·경제적 정보를 포괄적, 객관적으로 평가해 회원국 정부에 제공해왔다. 1990년에 발행된 제 1차 보고서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으로 이어졌고, 1995년에 발행된 제 2차 보고서는 1997년 교토의정서가 채택의 근거가 되었으며, 2007년에 발행된 제 4차 보고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고, 2014년에 발행된 제 5차 보고서를 통해 2015년 파리협약이 채택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고 IPCC는 2022년에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후변화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제 6차 평가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인데, 이번 48차 인천 총회에서는 제 6차 평가 보고서의 일부가 될 ‘1.5도 특별 보고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1.5도 특별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전 지구의 평균온도가 1.5도 상승 했을 때의 영향,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 제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1.5도 특별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이 2도일 때와 1.5도일 때를 비교 예측하여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했는데,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가 오르게 될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1.5도 상승일 때에 비해 천만 명의 사람들이 더 피해를 입을 것이고, 2도 상승의 경우 동식물의 서식지가 1.5도 상승에 비해 서식지가 절반으로 감소해 생태계 위험성이 2배가 되는 ‘매우 높은 위험’ 상태가 되며, 북극이 10년에 한 번 꼴로 완전 해빙이 되며, 해양 산호의 90%가 소멸하게 되어 수억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도 일 때도 지구의 생태계가 ‘높은 위험’ 상황에 머물게 되지만, 2도 상승의 경우에는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니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도 특별보고서’는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2030~2052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서고, 2100년에는 평균기온 상승이 3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를 감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1조 톤의 CO2를 흡수해야 하고, 2050년에는 더 이상의 CO2 배출이 없는 상태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향후 20년 동안 2,700조원의 관련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보고서는 12월 폴란드에서 열리게 될 파리 기후변화 협정 이후 평균기온 억제를 위한 각국의 수행노력을 점검하는 ‘탈라노아(Talanoa, 포용, 참여, 투명을 의미하는 피지어) 대화’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과연 우리는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회복할 수 있을까? 1.5도 특별 보고서는 기술적인 노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시스템 전환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더욱 비용을 줄여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금 1.5도 억제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세계 GDP의 1% 남짓으로, 세계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세계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우리는 아직 기후변화의 임계점(Tipping Point)을 넘지 않았으며,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높은 위험’ 수준일망정 지구를 생명들의 공동체로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는 12월 폴란드 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부가 1.5도 특별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지구는 회복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연주를 하던 악사들처럼, 그저 기후변화의 불구덩이에서도 아름다운 천국을 노래하며 지구 생명의 역사를 마무리 짓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로 나선 히브리 사람들처럼, 기후변화를 만들어낸 현대 산업 문명을 넘어서서 지구 생명이 간절히 기다리는 희망을 찾아나서는 생태적 출애굽의 길잡이가 될 것인가?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은 바로 이러한 물음의 응답으로 존재한다.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은 인간의 지구 생태계에 대한 착취와 학대를 당연시하고, 나아가 인간들 사이의 배타적인 차별을 합리화하는 ‘인간중심’의 신학, ‘성장신화’의 신학으로부터 벗어나 ‘생태적 회심’의 신학에 새로운 기초를 둔 운동이다. 인간중심의 신학, 성장신화의 신학은 인간만의 구원을 고민하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기후변화, 자연파괴, 핵발전, 유전자조작과 같은 지구적인 생태 정의의 문제는 인간의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 부차적인 문제로 여긴다. 하지만 노아의 방주가 노아의 가족만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듯이,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생태적 회심의 신학은 우리가 하나님께서는 노아가 만든 방주를 이용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구원하려고 하셨음을 기억하고 노아의 가족들만이 아니라 방주에 함께 타고 있는, 한 배를 탄 모든 생명들을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때문에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은 기후변화로 살던 곳을 떠나 떠돌이로 살아가는 기후난민,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40일을 살다 도축되는 닭, 폭력적인 유전자조작기술로 살충성분을 품고 자라는 GMO 옥수수, 댐으로 막혀 거대한 죽음의 호수가 되어버린 강에서 살아가는 물고기, 관광개발을 위한 케이블카 설치로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산에서 살아가는 산양의 구원을 다루는,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 하나하나와 더불어 지구생명 모두의 희망을 찾아가는 운동이다.
이미 생태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를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성찰하면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기 위한 인류 공동체의 대화, 생태적 회개와 행동을 요청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인 ‘찬미받으소서’를 발행한 가톨릭교회나, 지구적인 환경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녹색 총대주교’라고도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콘스탄티노플리스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 1세의 정교회는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교회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느라 바빴던 개신교회는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에 있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개신교회가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에 관심을 갖고 기후변화의 시대의 교회의 사명에 눈을 뜨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글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문 신학춘추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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