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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앙 이야기


미세먼지와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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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124.♡.235.83) 댓글 0건 조회 243회 작성일 18-06-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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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교회의 역할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최근 우리 사회는 미세먼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공기를 호흡하여 건강한 삶을 누리고 싶은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미세먼지로 가득한 뿌연 하늘이 사계절 밤낮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독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는 2010년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혈관 질환, 알러지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125만 명보다 5배나 많은 700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경고를 한 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는 빛을 산란시켜 가시거리를 감소시키고 구름이나 안개를 발생시키는 등 날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건축물이나 미술품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생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세먼지는 지구의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우리의 삶,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기술적인 대안과 강력한 정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나갈 수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세먼지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적, 정책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 시스템의 방향을 짚어보는 근본적인 성찰을 필요로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종교적인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미세먼지는 기후변화와 같이 생태계 전반에 생명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종교는 미세먼지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돌아보고 미세먼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두려움을 몰고 온 미세먼지로부터의 해방, 미세먼지로부터의 구원의 길을 밝혀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종교는 이 시대 가운데 우리의 생명이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한 삶의 길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미세먼지와 기독교
기독교 신앙의 근간인 성서는 이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세계임을 이야기합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가장 먼저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성서가 우리는 빛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빛은 에너지의 한 형태입니다. 에너지는 위치, 운동, 열, 전기, 화학, 핵 또는 여러 가지의 형태로 이 세상에 존재하며,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되기도 합니다. 흐르는 강물도, 나무가 자라는 숲도, 구름이 떠있는 하늘도, 밤하늘에 총총한 별들도, 그리고 우리들 자신도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형태는 다르더라도 태초의 빛으로부터 비롯된 존재인 것입니다.
또한 성서는 이 창조의 빛이 창조세계의 모든 존재에게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창조 세계는 가득한 빛을 받은 식물들이 무성히 자라 각종 열매를 맺었고, 온갖 동물들도 평화롭게 살아가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원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창조물 가운데 오직 인간만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빛에 만족을 하지 못합니다. 인간이 빛에 기반한 창조세계를 넘어서려는 욕망을 드러내면서 이 세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이 드러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창세기 11장에 기록된 바벨탑을 쌓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거대한 도시와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바벨탑을 쌓기 위해 창조세계 그대로의 돌과 흙을 사용하는 대신 벽돌을 굽고 역청을 사용합니다. 역청은 타르와 같이 자연 상태로 발견되는 탄화수소화합물, 즉 석유나 석탄 덩어리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빛에너지 대신 화석에너지를 세계의 역사에 등장시킨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시를 건설하고 탑을 쌓을 벽돌을 굽기 위해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땅에서 역청을 퍼올려 불을 지폈을 것입니다. 아마도 매캐한 냄새와 짙은 연기가 온 하늘을 뒤덮었을 것입니다. 이 연기를 맡으며 일하던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기침을 하며 병이 들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바벨탑을 쌓으려는 인간의 시도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실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빛을 가리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화석연료를 태움으로써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는 인간의 욕망을 잠재우기에는 아직 충분한 재앙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성서는 지속적으로 화석연료, 역청에 대한 경고를 보냅니다. 이사야서 34장에는 하나님을 대적한 자들에게 내리는 저주와 징벌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에돔의 강들이 역청으로 변하고, 흙이 유황으로 변하고, 온 땅이 역청처럼 타오를 것이다.”(새번역)라고 이야기하시는 9절에서는 하나님의 분노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10절은 역청과 유황이 불타오르게 하는 하나님의 징벌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인지를 더욱 자세히 묘사합니다. “그 불이 밤낮으로 꺼지지 않고 타서, 그 연기가 끊임없이 치솟으며, 에돔은 영원토록 황폐하여, 영원히 그리로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새번역) 역청과 유황의 불길이 만들어낸 연기가 에돔을 영원토록 황폐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화석연료의 연기는 결국 풍요로운 땅을 황폐하게 하는 하나님의 저주라는, 화석연료를 향한 인간의 욕망에 대한 준엄한 경고를 성서가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성서의 이야기 앞에서 우리는 두려운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빛 에너지로 창조하신 세계 속에서, 하나님이 베풀어주시는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도록 창조된 존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뜻과 은총을 외면하고 화석 에너지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수백 년간 우리는 성서에서 역청을 불태우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해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위기를 직면하고 있으며, 극심한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과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여기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대로 화석연료에 의지한 삶을 살아가며 대멸종을 맞이할 것인지, 하나님의 은총으로 돌아서는 결단을 통해 화석에너지를 버리고 빛 에너지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에너지전환의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말입니다.

미세먼지와 교회의 역할
교회는 정의(Justice)와 평화(Peace), 그리고 창조의 온전함(Integrity of Creation)을 이루기 위한 사명을 부여받은 공동체입니다. 화석연료에 의지한 우리의 삶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수많은 사람들과 헤아릴 수조차 없는 생물종의 죽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교회의 책임은 단지 인간만의 구원에 머무는 것이 아닌 창조세계의 온전함을 회복하는 생태적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화석에너지로부터 하나님이 베푸시는 빛에너지로 돌아서는 에너지 전환은 창조세계에 생태적 정의를 이루기 위해 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입니다. 우리의 과도하고 어리석은 화석연료의 소비로 우리의 이웃이, 창조의 생명공동체 일원들이 고통 속에 죽어가는 것은 죄악이자 마땅히 심판을 받아야 할 일입니다. 교회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정의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모든 생명의 샬롬을 회복하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을 위해서 이제 교회는 ‘녹색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교회가 창조세계의 온전함을 회복하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10가지의 의제를 설정하고 그에 동참하는 녹색교회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색교회 운동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녹색교회의 10가지 다짐’의 첫 번째 다짐은 “만물을 창조하고 보전하시는 하나님을 예배한다.”입니다. 교회는 무엇보다 정의로운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입니다. 교회의 말씀은 불의한 에너지로 인한 미세먼지가 가득한 세상에 에너지 정의를 선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신앙인의 삶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우리의 욕망으로 인한 화석에너지 사용이 어두운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음과 저주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 생태적 불의를 일으키는 에너지의 얽매여 있음을 부끄러워하는 것, 하나님의 은총의 에너지로 돌아서게 하는 것, 이러한 말씀의 선포를 통해 교회는 에너지 전환의 신앙적 기초를 놓아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녹색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들이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이제 녹색교회는 환경선교에 앞장서는 특별한 교회를 지칭하는 이름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나아가야 할 지향이 되어야 합니다. 교단 환경관련 부서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교회환경연구소와 같은 역사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 환경단체들이 교회가 녹색교회가 되는 길을 안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수천 년간 이어진 교육 공동체입니다. 때문에 교회는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배우게 하는 공동체의 교육에 무척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교회에서 ‘에너지 교육 센터’와 같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교육기관을 운영하면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과 지역사회가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여나가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일들을 감당한다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교회와 가정에서 직접적으로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냉난방기기 효율 개선과 노후 경유차에 대한 교육을 통해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친환경 냉난방기기와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환경부담금 부과에 대한 법제정을 정부에 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회는 화석에너지로부터 벗어나 은총의 에너지에 의지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 프로슈머가 되어야 합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입니다. 교회의 지붕과 옥상, 성도들 가정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해서 화석에너지가 아닌 하나님이 베푸시는 빛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가 되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이제 정부에서는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 ‘에너지 협동조합’과 같은 소규모 민간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교인들이 함께, 여러 교회들이 함께, 혹은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와 함께 ‘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재생에너지 판매를 통해 의미와 이익을 나눌 수 있다면 교회는 더 귀한 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감사하게도 대한기독교감리회에서는 교단 햇빛발전 협동조합을 조직해서 교단 안의 교회들의 참여로 교단 신학교, 소속 교회 지붕을 이용해서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미세먼지 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앞장섬으로써 교회는 그간의 부끄러운 모습을 딛고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힘으로써 한국선교 초기의 공공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미세먼지 감축과 에너지 전환은 교회만의 일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 창조세계의 모든 생명을 위한 일이기에 한국 교회는 타자를 향한 배타성을 뿌리치고 진정한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미세먼지 감축과 에너지 전환은 한두 교회의 참여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한국 교회 전체의 협력과 참여가 필요한 일이기에 개교회성을 극복하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총의 선물로 베풀어 주시는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의 햇살, 밤하늘의 밝은 달과 반짝이는 작은 별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 창조세계의 아름다운 동산을 꿈꾸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감리교환경선교학교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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