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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앙 이야기


주님은 강으로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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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106.♡.5.238) 댓글 0건 조회 353회 작성일 18-05-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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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강으로 말씀하신다.”
- 성경적 관점에서 본 4대강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의 토건공사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발원지로부터 흘러내려와 산과 들을 지나 바다로 유유히 흘러가던 강물은 16개의 거대한 댐으로 가로막혀 버렸고, 자갈과 모래를 파내버린 강바닥은 콘크리트와 뻘로 채워져 물고기와 새들은 사라지고 녹조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생물들이 창궐하는, 우리가 알고 있던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낯선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강과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껴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기 위해, 4대강 공사가 벼락같이 진행된 이후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들을 알려 4대강을 한시라도 빨리 되돌리기 위해 밤낮으로 애써왔다. 하지만 정부는 눈앞에 훤히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문제들 앞에서도 괜찮다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이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시민들은 4대강의 적폐를 청산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었다.
새로운 정부가 공약을 했던 4대강의 자연화는 우선은 강을 가로막은 댐의 수문을 열어 강의 유속을 회복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의 생태계를 이전 상태로 조금씩 회복하는 일이 될 테지만,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폭력적인 개발로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강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산과 들과 바다에 생명을 가득 채우시기 위한 생명의 젖줄로써 창조된 강의 본모습을 되살림으로써, 4대강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는 일이 될 것이다.
때문에 4대강을 자연화하는 일에 있어 한국 교회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신앙고백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인 4대강을 온전히 지키고 돌보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왜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우리의 모습을 철저히 돌아보며, 다시는 강에 대한 온전한 신앙적 입장을 정립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4대강의 자연화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그 역할을 열심히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 교회는 당면한 생태적 위기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교회로써 올바른 응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 시대가 요청하는 창조세계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이 일을 위해 성경이 이야기하는 강의 여러 가지 모습을 살펴봄으로써 한국 교회가 강에 대한 온전한 신앙적 입장을 정립하는 일에 기초를 마련하고, 한국 교회가 4대강 사업을 어떻게 돌아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성경적 통찰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구약 성경에서의 강

창세기 2장 : 풍요로운 땅을 만드는 에덴동산의 4대강
창세기 2장은 에덴동산에서 발원한 비손, 기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의 4대강의 모습을 묘사한다. 성경은 이 강들 가운데 비손강, 기혼강이 흐르는 모습을 ‘온 땅을 둘렀다’라고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강이 주변 지역을 돌아서 흐름으로써 땅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강은 구불구불 흐름으로써 곳곳에 여울과 웅덩이를 만들고, 자갈이 있는 곳, 모래가 있는 곳, 수초가 자라는 곳 등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서 강과 강 주변으로 생물 다양성을 유지시킨다. 또한 주기적인 범람을 통해 강 주변의 토양을 윤택하고 비옥하게 만들어준다. 성경은 에덴동산의 4대강의 모습을 통해 창조세계의 강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자연스레 돌아서 흐르는 4대강의 흐름을 억지로 직선화를 시키고,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내서 깊은 웅덩이로 만들어버렸고, 강 옆에는 둑을 쌓아 강과 강 주변의 땅을 단절시킴으로 인해 생물의 다양성을 현격하게 줄여버렸다. 때문에 단양쑥부쟁이, 재두루미, 흰목물떼새, 수달, 표범장지뱀, 남생이, 흰수마자, 미호종개, 귀이빨대칭이, 목납자루 등의 4대강 고유종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출애굽기 7장 : 재앙의 강 나일강
출애굽기 7장은 마음이 완강해진 이집트의 파라오로부터 히브리 사람들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려진 나일강의 재앙을 이야기한다.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 물이 피가 되어 물고기가 죽고, 악취가 나게 되자 강물을 마실 수가 없어 강변에 우물을 파게 된다. 강변의 모래를 이용해서 오염된 강물을 정수해서 식수를 구한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재앙들도 나일강의 재앙으로부터 비롯된 재앙들이다. 강에서 물고기가 죽어 사라짐으로써 개구리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개구리의 사체에서 벌레들이 생기고, 가축과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리게 된다. 이는 모두 나일강의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비롯된 재난이다.
생태계가 파괴된 강은 그 자체로서 재앙이다. 현재 4대강은 매년 녹조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로인해 물고기들의 떼죽음이 일상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큰빗이끼벌레, 붉은 깔따구, 실지렁이 같은 4급수 지표종들이 창궐하고 있고, 더 심각한 것은 마이크로시스틴이라고하는 독성물질을 포함한 남조류가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독성물질에 노출된 물고기를 먹고 사는 새들과 오염된 물을 마신 동물들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열왕기하 5장 : 치유의 강 요단강
열왕기하 5장에서는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이 엘리사를 찾아가 요단강에서 몸을 일곱 번을 씻어 악성피부병을 고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깨끗한 강물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질병을 낮게 한다. 모든 생물은 물에 의존해서 살도록 창조되었고, 사람들 역시 물을 충분히 접하지 못하면 신체작용이 효과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고대 문명들은 한결같이 목욕문화를 발달시켜왔다. 특히 굽이쳐 흐르는 강은 물 분자를 활성화시켜 음이온을 발생하여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흐르지 않는 강은 물의 치유력을 상실하게 된다. 지금 4대강이 스스로의 정화력을 잃고 녹조가 창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의 흐름,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낙동강 물의 경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안동에서부터 바다에 이르는 시간이 18.3일이었으나, 4대강 공사 이후는 185.8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은 흐르는 강이 아니라 사실상 고여있는 물, 거대한 호수와 늪이다. 4대강에 설치된 모든 수문을 열고 물이 바다로 흘러가게 해야만 4대강은 치유력을 회복할 수 있다.

에스겔 47장 : 바다로 흘러드는 생명의 강
에스겔서 47장은 새로운 성전의 문지방에서 흘러나온 물이 성전을 돌아 흘러가며 물이 불어나더니 큰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이 강물이 흘러가는 모든 곳에서는 온갖 생물이 번성하게 되는 에스겔의 환상의 이야기다. 하나님께서는 성전에서 흘러나온 잔잔한 강물을 통해 창조세계에 풍요와 생명을 북돋워주신다. 에스겔은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죽은 물을 살려내어 강과 바다에 물고기가 넘쳐나고 생태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바라본다. 강물이 바다를 만날 때 인간을 포함한 창조세계 모두를 생명으로 가득한 곳으로 만든다. 강물은 바다로 흘러들어야 한다.
강 하구는 바닷물과 강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듦으로써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기수지역이다. 강 하구는 단순히 환경적 측면을 넘어 심미적, 경관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갖는 공간이다. 댐과 하굿둑으로 가로막힌 4대강은 바다로 마음대로 흘러들어가지 못한다. 낙동강 하구는 하굿둑 건설 이후 수질악화와 기수생태계 소멸로 64종에 달하던 서식 생물이 39종으로 급감했다. 네덜란드, 일본, 미국 등에서는 하굿둑을 개방하여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기수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신약 성경에서의 강
 
마태복음 3장 : 회개의 강 요단강
세례 요한은 유대인들의 회개를 촉구하며 요단강에서 세례 예식을 거행한다. 세례 요한의 세례 예식의 특징은 강물에 몸을 담아 씻는 행위 자체가 회개로써의 예식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이 세례 예식에 예수님께서도 친히 동참하셨다. 강물은 더러운 것을 정화하여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게 한다. 강은 박테리아와 미생물의 자정작용을 통해 강물에 흘러들어온 오염물질들을 분해하고, 빠르게 흐르는 동안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적절한 용존산소량을 유지하여 맑은 물을 흐르게 한다. 강물의 이러한 특성이 회개를 상징하는 정화의 예식, 강물에서의 세례를 거행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제 4대강은 강이 아니라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이다. 호수는 강과 달리 자정작용이 기대하기가 어렵다. 호수의 경우 오염물질이 바닥에 퇴적이 되고, 바닥에 퇴적된 오염물질은 다시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면서 수질이 더욱 악화된다. 강과 호수는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강을 관리하는 방법과 호수를 관리하는 방법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강은 자연스럽게 바다로 흐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 대책이다.

요한계시록 22장 : 나무를 자라게 하는 생명의 강
요한계시록 22장은 새 예루살렘의 넓은 거리 한 가운데로 흐르는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흘러나온 생수의 강을 묘사한다. 생수의 강 양쪽으로는 열두 종류의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가 자라나 열매와 잎을 통해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 강물이 흐르는 곳에는 나무들이 잘 자란다. 강 바로 옆 수변 습지에는 물을 좋아하는 풀들이 자라고, 주변으로는 낮게 자라는 관목들이 자라며, 강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높게 자라는 교목들이 숲을 이루며 다양하게 자란다. 이 다양한 풀과 나무를 거처로 삼는 각각의 다채로운 곤충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들이 어울려 살아가면서 강은 말 그대로 생명의 강으로 흐르게 된다.
4대강 공사는 강의 수변 습지에는 홍수를 막기 위한 둑을 쌓고, 그 주변에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체육시설, 문화시설,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강 주변을 ‘정비’했다. 결국 강 주변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는 숲이 아닌 4대강 사업 공사비 회수를 위한 전원주택, 주상복합 건물, 아파트, 쇼핑몰과 컨밴션센터가 어우러지는 화려한 투기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상으로 성경에 나타난 대표적인 강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강의 본연의 모습을 살펴봄과 동시에 우리의 4대강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얼마나 처참하게 폭력을 당했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성경이 이야기하는 강은 생명의 발원지이자, 땅과 바다를 풍요롭게 하고, 풀과 나무, 물고기와 동물들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며, 생명의 치유와 정화를 이루는 곳이면서 생태적 재앙을 통해 우리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강은 항상 우리의 곁에서 우리에게 다양한 표정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강은 다양한 모습을 통해 창조세계의 모든 생명을 지켜주고 풍성하도록 하는 태초의 사명을 지금까지 묵묵히 감당해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강의 수고를 돌아보지 못하고 강을 파헤치고, 강의 허리를 끊고, 강의 숨통을 죄어버렸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4대강은 더 이상 생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강에 깃들어 살아가던 생명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거대한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성경에서 강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낯설어하는, 단양쑥부쟁이, 재두루미, 흰목물떼새, 수달, 표범장지뱀, 남생이, 흰수마자, 미호종개, 귀이빨대칭이, 목납자루와 같은 강의 친구들의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함으로 성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신앙의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성경의 저자들에게 그리했던 것처럼, 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을 하신다. 4대강의 재자연화를 통해 강의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일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기 위한 길이다. 자연화된 강의 참 모습을 만나는 순간 우리는 흐릿한 성경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비단 4대강 뿐이겠는가? 기후변화로 사막이 되어가는 몽골의 초원, 개발의 위협에 흔들리는 국립공원, 수온 상승으로 혼돈에 빠진 바다, 생명의 보고 갯벌을 메운 간척사업, 미세먼지로 회색빛이 되어버린 하늘... 우리의 산과 들, 강과 바다, 하늘과 땅을 창조된 모습 그대로 회복하고 지켜내는 일이야 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참된 신앙 운동이다. 지금 우리 모두는 이 거룩한 과업에 부름을 받았다.

(이 글은 201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환경선교정책협의회에서 발표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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