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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W, 없음'의 위기와 녹색교회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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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환연 (112.♡.96.190) 댓글 0건 조회 2,342회 작성일 12-09-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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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2 _ 장신대신대원 신학춘추

‘FEW, 없음'의 위기와 녹색교회 실천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오늘 우리는 크게 세 가지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다.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물(Water)의 위기다. 그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면 각 단어의 앞글자만 순서대로 따놓으면 된다. ‘FEW’ 세 가지 모두 '거의 없음‘의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서의 ’없음‘은 단순히 석유와 지하수, 식량의 부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사막화, 대규모 종의 멸종에서 보듯 지구 생명 전체의 적자(Earth deficit)를 말하는 것이다. 거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위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감각하거나 두려움에 절망하고 있고, 또 포기할 수 없는 풍요와 편리함에 주저하고 있다.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는지 하나님의 자녀 된 그리스도인들은 다를까? 크게 다르지 않다. 교회는 어떤가? 교회들이 있기에 절망하기보다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다행인 것은 우리 주변에 ‘녹색교회’를 꿈꾸며 열심을 내는 곳이 있다. 절절한 위기를 바라보며 위기를 기회삼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교회들이다. 1998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www.greenchrist.org)가 제정한 ‘녹색교회21’ 의제에 기초한 녹색교회운동에 참여해온 시범교회들인데, 이들 녹색교회들은 겉모습에서부터 푸른 향내가 짙게 풍긴다. 벽면엔 담쟁이넝쿨이 푸름을 더하고, 건물 지붕에서는 태양광전지가 반짝거린다. 교회 둘레엔 담장이 없다. 주변이 작은 숲이다. 비록 작은 숲이지만 온갖 식물과 동물들이 자라고 지역주민들이 드나들며 친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 쪽에는 토마토, 상추, 오이, 당근 등을 키울 수 있는 텃밭도 있다. 교회 앞마당엔 자전거가 줄지어 있다. 성도들은 교회 앞마당에 즐비한 자전거를 타고 세상과 교회를 오간다. 그래선지 그들은 자기 소리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내적 고요와 기다림에 처할 줄 안다. 자녀들에겐 창조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가르친다. 녹색의 눈으로 성경을 읽으며 창조에 대한 신앙고백을 한다. 그리고 모든 생명은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가르치고 그들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결코 주는 것보다 더 많이 취하는 일이 없게 하며, 탐욕을 채우려고 함부로 파괴하는 일이 없게 한다. 또한 위험에 처한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결코 거부하지 않게 훈련한다.
단지 교회 성장에만 연연해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성장은 교인 수의 증가가 아니라 한 생명의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건물을 키우거나 주차장을 넓히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자연과 이웃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핀다. 병들어 신음하는 생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민감하며, 모든 생명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아낌없이 예산을 쓴다. 교회의 이익을 위해 투기하는 일은 절대 없다. 오히려 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땅을 공동의 자산으로 내놓거나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을 구입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숨쉬기 힘들어하는 생명들을 찾아가 막힌 부분을 터주는 일이라면 주님께서 자신을 내주셨듯이 기쁨으로 헌신한다.

이들의 실천은 크게 여섯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하나님께 받은 ‘햇빛 바람 등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이다. 서울의 광동교회와 광주의 추월산, 로뎀, 하남장수교회는 교회 지붕에 태양광발전기 3kW를 올렸다. 총회 건물에는 자가발전으로 에너지를 얻는 방안을 알리고자 로비 한 켠에 ‘자전거 발전기’ 두 대를 설치했다. 올해부터는 햇빛과 바람, 자전거발전기를 이용해 불을 밝히는 친환경십자가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둘째는 ‘실내 적정온도 맞추기’다. 예배당이나 사무실의 온도를 여름에는 시원한 옷차림(쿨비즈)에 26~28°C를, 겨울에는 내복(웜비즈)을 입고 20°C 아래로 낮추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교인들에게 교회 이름이 새겨진 온도계를 선물로 주어 각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통해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도록 한다.
세째는 가정과 교회에서 나오는 ‘생활 속 CO2 줄이기’다. 2007년부터 서울 관악구에 있는 신양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일을 ‘차 없는 주일’로 지킨다. 주일마다 주차장을 비워두고, 맑은 공기와 함께 주일을 맞으며 지구는 물론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교회들이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기, 가스, 수도, 자동차 주유비 등 생활 구석구석에서 발생시키는 CO2를 ‘에너지가계부’에 기록하게 하여 자신이 지구에 얼마나 고통을 안겨주는지 알아 고통 받는 생명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했다.
네째는, 나무를 심고 가꾸어 ‘교회를 푸르게 하기’다. 숲을 회복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적극적 방법이다. 2000년 이후로 성답 등 다수의 교회들이 참여하여 교회의 담장을 헐고 나무울타리를 만들거나 마당에 작은 동산을 만들어 회색도시에 푸르름을 더하였다. 마당이 없는 교회라면 옥상에 하늘동산을 가꾸거나,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와 꽃을 심고 텃밭을 가꾸었다. 어떤 교회는 교회 내부만이 아니라 마을에 방치되어 있는 곳까지도 찾아내어 한평공원으로 되살려내기도 했다. 작은, 고기, 쌍샘, 청지기교회는 교회 동산을 활용하여 자연학교를 운영함으로 잃어버린 생태감수성을 일깨우고 있다.
다섯째는 ‘재활용, 재사용, 되살림 문화’ 확산이다. 새터, 황지중앙교회 등은 아나바다고(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고쳐쓰고)의 실천에 힘쓰고 있다. 때론 초록가게를 열고 교회 주보와 화장지를 재생지로 바꾸는 실천에도 힘쓴다. 고효율제품이나 환경에 피해를 덜 주는 환경상품의 사용도 늘려가고 있다.
여섯째는, 몸과 마음은 물론 땅을 살리는 ‘생명밥상 빈그릇 실천’이다. 2002년 이후로 많은 교회들이 국내산 유기농산물을 나누며, 육식을 삼가거나 음식쓰레기 배출을 줄임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최근엔 기후붕괴와 공장식 축산에 따른 재앙에 맞서기 위해 ‘고기 없는 주일’도 지키고 있다. 7명이 한 주에 하루만 채식해도 숲 1200평 지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들 교회 대부분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만물 중에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자연에 관심을 두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지키고 돌보는’ 일에 지금도 헌신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와 소속교단, 그리고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신음하는 피조물의 이웃으로 서 있는 이들 교회들의 실천에 감사하며, 2006년부터 해마다 '녹색교회‘를 선정하고 있다. 환경주일(6월 첫 주일) 연합예배 때 선정식을 갖는데, 첫 해부터 지금까지 우리 교단 내 교회로서 선정된 곳은 내동, 석포(2006), 광동(2007), 신양(2008), 쌍샘자연(2009), 고기, 아름다운, 황지중앙(2010), 새터, 은광, 하남영락(2011) 교회다.
이들 녹색교회가 있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지구 멸절의 위기 속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올 한 해 환경주일 주제처럼 ‘신음하는 피조물들에게 자유와 희망’을 주는 이들 교회와 함께 주저함 없이 녹색교회의 꿈을 꾸어보자. 오늘도 에너지를 아끼거나 ‘석유나 핵이 아닌’ 하늘로부터 오는 햇빛에 의지하는 교회, ‘교회숲’을 조성해 에덴동산을 회복해가는 교회, ‘차 없는 주일’에 ‘재생지’로 만든 주보에 ‘전기 없는 예배’를 드리는 교회, ‘고기 없는 주일’을 지킨 후 날마다 ‘탄소금식’하게 하는, 녹색교회의 씨앗이 이 땅 가득 심겨 뿌리내려가게 되길 기도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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