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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밥상운동 10년 회고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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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환연 (112.♡.96.190) 댓글 0건 조회 2,879회 작성일 12-09-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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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1_농촌과 목회(50호) 기고 <생명밥상운동 10년의 회고와 전망 >

생명밥상운동 10년 회고와 전망

유미호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심각한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물(Water)의 위기입니다.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각 단어의 앞글자만 순서대로 따놓으면 된다고 합니다. ‘FEW’, 세 가지 모두 '거의 없음‘의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없음‘은 단순한 석유와 지하수, 식량의 부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사막화, 대규모 종의 멸종에서 볼 수 있듯 지구 생명 전체의 적자(Earth deficit)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입니다.
이러한 위기의식과 성찰 속에서, 기독교환경운동연대(www.greenchrist.org)는 1982년에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첫 발을 내딛은 후 지금까지 교회 내의 신앙적 환경운동은 물론 사회 속에서의 환경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습니다. 교회 내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생명이 고통 받는 세상에서 녹색그리스도인과 녹색교회를 세우는 일이 있습니다. 1998년 이후 시작된 녹색교회운동은 6월 첫 주일로 지키는 환경주일 성수를 비롯하여, 창조신앙에 바탕을 둔 다양한 실천 활동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있어, 신앙인들을 위한 ‘환경통신강좌’와 기독교환경대학, 그리고 생활속환경교육을 실시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활동적인 교회 내 환경지도자들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교회들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데, 재생지 사용 등을 통한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및 친환경십자가 캠페인, 교회 숲 가꾸기,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생명밥상운동 등이 그에 속합니다.
이 가운데 생명밥상운동이 싹튼 것은 기독교환경운동이 20년을 맞는 해인 2002년의 일이었습니다. 성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였다니 뒤늦은 출발이라 지적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성년이 되어 철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니 우리가 먹는 밥이 우리의 몸 상태뿐 아니라 정신과 신앙의 양태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깨달아 아는 것은 성년이 되어도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밥 한 그릇의 의미를 아는 자는 하나님을 안다 / 밥 한 그릇을 아무 깊은 뜻 없이 먹는 자는 / 하나님도 그렇게 아무 뜻 없이 게걸스럽게 먹게 되어 / 하나님의 거룩을 범하고 자기 생명을 상하게 한다 / 밥 한 그릇 앞에서 감사할 줄 모르고 옷깃을 여밀 줄 모르면 / 지존자 하나님 앞에서도 / 감사할 줄 모르고 경외하는 마음을 익히지 못한다.” (김경재, '그리스도의 영성훈련' 중에서)
생명밥상운동은 왜 시작되었나? <각주1>
밥상을 차려 먹는 일은 생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그런 일까지 운동으로 펼쳐야 할 만큼, 당시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밥상은 생명을 살리는 생명의 밥상이 아닌 생명을 해하는 죽임의 밥상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죽임의 밥상은 오염된 먹을거리를 올려놓고 폭식하거나 음식을 소중히 대하지 않고 남김으로 몸을 더럽히고 자연과 이웃이 굶주리고 신음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본래 우리가 태어나 처음 먹게 되는 엄마 젖부터 노년의 식사에 이르기까지의 밥상은 늘 풍성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넘쳐나는 음식 가운데 땅에서 난 진정한 먹을거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때론 찾지도 않은 채 에덴동산에서 저질렀던 죄를 반복하곤 하였습니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것만을 고릅니다. 주신 그대로 자연에서 온 것이 아닌 한 번 이상 가공된 것을 골라, 밥상에 올리는 것이 더 익숙합니다.
가공식품은 식품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화학약품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간편한 것, 빠른 것, 맛있는 것, 부드러운 것, 달콤한 것, 오래 먹을 수 있는 것, 보기에 아름다운 것을 찾는 이들을 만족시키려 하다 보니 무려 500여 종에 달하는 방부제, 발색제, 인공색소, 인공조미료 등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갑니다. 더구나 복합적으로 들어간 화학첨가물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유해를 가합니다. 이들 물질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반드시 물품 뒤에 표기토록 되어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 그 위험성을 간과하곤 합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채소는 철없이 유통되다보니 햇빛과 땅의 기운을 듬뿍 받지 못하고 바람결도 느끼지 못한 채 키워진데다 농약과 화학비료 범벅입니다. 육류 역시 더 이상 자연 속에서 그들의 본연의 먹이를 먹고 자라난 고기가 아닙니다. 밀집된 축사, 계사에서 첨가물이 많이 든 사료를 먹고 자라 영양도 빈약하고 독성물질의 농도가 높은 육류들입니다. 사육시설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형의 저항호르몬이 가득합니다. 또 생선 역시 양식된 것들이어서 항생물질이나 항균제가 투여된 것이기 쉽고, 자연산일지라도 바다오염으로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의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들입니다.
그런데다 대부분 수입된 것들입니다. 식량자급률이 26.9%인데, 그나마 쌀을 빼면 5%에 불과합니다. 밥상에 오르는 것 대부분이 ‘수입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중국산. 배추, 파, 마늘의 경우는 수입량의 거의 100%가, 고추, 양파, 당근 등은 95%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데다, 칠레에서 온 포도, 필리핀에서 온 바나나, 미국에서 들어온 밀에 쇠고기까지(국민 1인당 식품 이동거리 3228t.km)... 그러다보니 에너지 소비도 커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많아져 기후붕괴로 인한 자연재앙을 초래하는 밥상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밥상 위에 올라가는 음식만 생명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는 이의 마음과 영혼도 병들어있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언제 어디서 난 것인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허다했습니다. 육식을 즐기는 이들이 다소 폭력적이었고, 인스턴트,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면 평정심을 잃고 정신분열증을 앓게 됨도 알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음식은 몸은 물론 마음의 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밥을 가벼이 여기게 해서 남겨 버리는 음식이 늘어나게 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죽임의 밥상을 차리다 결국 맞게 될 종말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처음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동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2년 정부가 음식물 쓰레기를 직매립을 금지시켜 그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첫 해사업부터 그것은 음식쓰레기 발생량 감소를 넘어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을 살리고 하나님의 창조세상을 회복하는 차원 높은 운동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다른 말로는 영성회복운동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세끼 식사만 잘해도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주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부터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들을/ 비바람 땡볕 속에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서야/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 <각주2>
생명밥상운동의 다섯 축 <각주3>
생명밥상운동은 다섯 개의 축이 있습니다. 생명의 양식인 주님을 섬기는 ‘신앙’운동,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건강’운동, 창조세계를 살리는 ‘살림’운동, 청빈을 실천하는 ‘경제’운동, 작은 사랑을 나누는 ‘나눔’운동이 그 축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첫 번째는 ‘신앙’의 축입니다. 이 축은 생명의 양식인 주님을 섬기는 신앙운동이라는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한 톨의 낱알에는 햇빛과 바람, 비와 흙, 농부의 땀과 수고가 들어 있으며, 하나님의 은총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생명으로 나의 생명이 살아가는 밥상은 거룩한 성찬이기 때문입니다. 고로 감사함과 기쁨의 마음으로 밥상을 대하는 것은 생명을 경외하는 신앙의 작은 실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고, 남김없이 비우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인 우리의 몸을 지키고 다른 생명을 지키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건강’의 축입니다. 안전한 먹을거리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건강운동이라는 고백을 담고 있는 축입니다. 생명의 밥상을 차림으로 우리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재배된 먹을거리, 유전자조작식품, 인스턴트식품들로 인해 더럽혀지고 병들어가고 있는 몸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적당량을 만들고 덜어 먹으면 과식하지 않게 되어 비만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밥상에서 절제를 배울 수 있게 되어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내 몸과 마음, 지구의 건강은 생명밥상을 차리고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세 번째는 '살림'의 축입니다. 창조세계를 살리는 살림운동이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나라의 남은 음식물은 음식물의 특성상 심각한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을 유발하며, 소각할 경우 비용 증가는 물론 불완전 연소로 유해물질이 다량 발생합니다. 생명밥상을 차리는 것은 우리 땅이 화학비료와 농약으로부터 오염되는 것을 막음으로 환경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합니다. 토양의 오염으로 인해 고통 받는 많은 생명들의 고통을 덜어주며, 창조세계를 회복할 수 있게 합니다.
네 번째는 '경제'의 축입니다. 청빈을 실천하는 경제운동이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나라 남은 음식물의 경제적 손실 가치는 1년에 15조원(2011년 현재 20조원)으로 우리나라 한 해 자동차 수출액에 해당합니다. 버려지는 남은 음식물의 양을 20%만 줄여도 연간 3조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밥상을 차리고 남김없이 먹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국가경제에 큰 보탬이 되며, 하루에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입니다.
끝으로 다섯 번째는 '나눔'의 축입니다. 굶주림에 고통 받는 이들과 작은 사랑을 나누는 나눔운동이라는 고백입니다. 우선 북한에서는 연간 7살 미만의 어린이 4만 명이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이 다른 이들의 생명을 빼앗는 폭력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단순 소박한 밥상을 차려 남김없이 먹겠다는 다짐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입니다.
이 다섯 개의 축은 생명밥상운동이 단순한 먹을거리운동이 아니라 생명살림의 운동을 하면서, 어떠한 유혹에도 휘둘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해주는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실천내용
생명밥상운동이 그동안 교회들과 더불어 걸어온 길은 대체로 이러합니다. <각주4>
■ 주말농장 및 상자텃밭을 이용한 도시농업 :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콘크리트 앞마당과 골목에 상자로 살아있는 텃밭을 꾸미거나, 인근 지역에 있는 친환경 주말농장에 참여하여 자신의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해오고 있습니다.
■ 생명밥상 빈그릇 서약 : 교회적 차원에서 예배 때 ‘생명의 밥을 남김없이 먹겠다’는 서약식을 한 후, 교회 주방에 포스터 혹은 현수막을 걸어놓고(때론 중직자들이 직접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매주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 량을 측정, 배출량을 최소화합니다. 또한 최소로 발생된 음식물쓰레기는 지렁이 화분이나 EM 발효액을 통해 퇴비화하게 하고 있습니다.
■ 생명의 쌀 나눔 : ‘도시 교인은 농촌 교인의 생활을, 농촌 교인은 도시 교인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도시 농촌교회가 ‘생명의쌀 나눔’ 협약을 체결하고 교회 밥상을 시작으로 교인 가정의 밥상까지 국내산 유기농 쌀로 바꾸어 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 안전한 먹을거리 : 하나님의 영이 거하는 거룩한 성전인 몸을 위한 밥상인 만큼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밥상에 올리기 위해 힘쓰되, 먹을거리에 대한 속임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늘 감시하며 변화를 요구하는 일을 훈련합니다.
■ 지구를 위한 식사
- 육식을 줄이고 채식밥상 차리기 (고기 없는 주일) : 한 사람의 채식이 매년 1인당 1,224평의 나무를 살려, 50년이면 1인당 약 6만 평 이상의 숲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7명의 그리스도인이 한 주에 하루 온전히 채식한다면 한 사람이 완전채식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으니 성도들과 ‘고기 없는 주일(Meat-Free Sunday)’ 캠페인을 통해 일상적인 채식 실천까지 유도하고 있습니다.
- ‘가까운 먹을거리’로 차리기 :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산과 가공식품이 가득한 밥상은 지구를 점점 열 받게 합니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교회 밥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이동거리를 살피고 그 거리를 줄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 농민들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가능한 한 그 지역 안에서 소비하는 것을 촉진하는 로컬푸드 활동입니다.
■ 생명의 간식 먹기 : 교회학교에서 먹을거리 교육을 실시한 후 유해식품(사탕, 과자, 탄산음료, 햄버거와 피자 등 인스턴트 식품) ‘안먹이기 운동’이나, 간식 교사를 두고 아이들 입맛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연식과 전통음식으로 만든 생명의 간식을 ‘먹이기 운동’을 전개합니다. 깨끗하고 생산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재료를 구해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게도 합니다.
■ 교감하는 먹을거리 : 생명밥상을 차리는 것은 나 혼자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나와 연결고리를 맺고 있는 사람과 자연이 모두 다 같이 잘 살게 하는 것인 만큼 도시와 농촌교회가 서로 교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록 미약한 수준이지만 서로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 방문할 것을 권면해왔습니다. 도시교회의 경우 생산지를 견학한 후 추수 때에는 방문했던 농촌교우들이 와서 농민시장을 열게 하는 등 도농직거래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생명밥상 교육 : 생명밥상의 성패는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2002년부터 지도자교육은 물론 교재를 통한 교육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연도별로 다시 늘어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2 교회를 통한 음식쓰레기 줄이기 - 생명밥상운동
생명밥상수칙제정 / 음식쓰레기에 대한 기독인 의식조사/
시연회 / 교육 / 시범교회 및 가정운영(25교회 205가정, 퇴비화실험-35가정)
2004 몸과 마음, 땅을 살리는 생명밥상운동
생명밥상 교육교재 발간 (장년용, 어린이용) / 강연회(53개교회 250명) /
시범교육(교재교육-90여 교회 장년 5000명, 어린이 4800명,
강의교육-16교회 2530명 ; 총 12,330명) /
우수교육 시상 및 간식경연 대회
2005~6 생명밥상 빈그릇 서약(11,500명의 서약부, 3세계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전달)
홍보 및 교육책자 보급/ 5개 지역 지도자교육
2006 생명의 쌀, 거룩한 밥상 운동
교재를 통한 ‘생명밥상’ 시범교회 및 교회학교 리더교육
지렁이 화분과 EM 발효액을 활용한 음식쓰레기 퇴비화 교육 및 실천
2007~8 생명의쌀 나눔 생명밥상운동 (‘생명의쌀나눔 기독교운동본부’와 연계
- 발족예배 및 협약식(도시교회 20곳), 도농교회 간담회) / 생명밥상 지도자교육
2009~10 교회밥상의 푸드마일리지 조사 및 기후변화 대응 먹을거리 캠페인(지역먹을거리)
생명밥상 지도자교육 (연 40~50명 수료)
2011~ ‘고기 없는 주일’ 캠페인
연도별로 살펴보다보니, 이러한 생명밥상운동이 있게 된 바탕에 1998년부터 시작된 녹색교회운동과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운동이 커다란 힘이 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00년 들어 개신교 여성수도공동체인 동광원의 1천여 평의 땅에서 운영했던 주말농장의 경험과 회원들과의 교제가 잃어버렸던 흙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며 몸과 마음을 생태적 삶을 향하게 해주었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생명밥상운동은, 때때로 지난 구제역 사태와 같이 극도로 심각한 위기에 몰린 밥상을 보면, 공동의 주제를 놓고 정보를 나누고 모임을 꾸려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저항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곤 하였던 생명밥상위원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용웅, 김은미, 김명현, 문선경, 민경숙, 박영숙, 서범석, 신현숙, 안상님, 유미호, 이경자, 이숭리, 이승원, 이채영, 정명자, 조옥향, 조은주, 주미덕, 최성순, 최옥희, 한현실(가나다순) 이들 위원들과 매년 이 운동에 참여해오신 교회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생명밥상운동의 방향과 원칙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이 차려온 생명밥상 차림의 방향과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주5>
■ 몸에 좋고 지구에 좋은 것은 철 따라 주어집니다.
주님은 철따라 풍성한 음식을 주십니다. 하우스농사는 에너지 소비가 큽니다.
외식은 식품첨가물 등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되게 합니다.
하나, 국내산, 유기농산물을 애용한다
둘, 제철음식을 먹는다
셋, 가공식품을 삼간다
넷, 외식을 최대한 줄인다
■ 깨끗하고 단순한 밥상은 주님을 기쁘게 합니다.
수입 밀, 콩, 옥수수는 농약과 유전자 조작으로 좋지 않습니다.
대단위 축산은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다섯, 계획 구매하며 오래 보관하지 않는다
여섯, 단순하게 조리하여 먹을 만큼 담아낸다
일곱, 반찬수를 줄여 간소한 상을 차린다
여덟, 육식보다 곡식과 채소를 즐긴다
■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면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굶주리는 이들이 수백만에 이르는데, 한 해 버려지는 음식물은 15조원이나 됩니다.
모든 생명체는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주님의 것입니다.
아홉, 생명주심에 감사하며, 천천히 먹는다
열, 신음하는 이웃을 생각하며 소식한다
열 하나, 남기지 않고 그릇을 깨끗이 비운다
열 둘, 최소한으로 배출된 음식쓰레기는 재활용한다
이 수칙이 말하는 생명밥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렇습니다. “쌀은 벼를 찧어 왕겨는 벗기고 속겨는 남겨둔 현미를 먹고, 제 땅, 국내에서 제철에 난 것들을 필요한 만큼만 구하여 요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땐 천천히 씹어 음식의 맛과 그 속에 담긴 햇빛과 구름, 흙과 벌레, 비와 바람, 농부의 땀방울,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명밥상에서 얻는 힘은 다시 다른 생명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이 땅 지구가 하나님이 처음 만드셨던 에덴동산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되살아나게 해야 합니다.”
남은 과제 - 생명을 살아 숨 쉬게 하는 밥상을 향하여
안타깝게도 10년 전 생명밥상운동을 시작할 때보다 밥상의 상황은 오히려 심각해졌습니다. 지난 해 말부터 2011년 현재까지의 상황만 봐도, 구제역 바이러스와 방사성 물질이 밥상을 오염시킬 생각만하면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유무역협정으로 전 세계가 무한경쟁의 장으로 급변하면서 물밀 듯 들어오는 수입산 농산물과 식품들이 우리의 밥상과 농업의 위기는 부추기고 있는데 큰일입니다.
우리는 전통 유대교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을지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었음을 주목해왔습니다. 지금의 기독교는 그에 대한 관심이 줄고 겨우 과식을 피하는 것만 주된 윤리의 문제로 삼고 있는데<각주6>, 밥이 곧 ‘생명’이니만큼 다시금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붕괴, 그리고 석유문명과 육식의 종말은 물론 종의 멸종까지 염려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아야 할 것인지를 깊이 성찰하고, 밥상의 변화를 통해 시대를 생태적으로 전환시켜냄이 마땅합니다.
다음 몇 가지는 생명밥상운동이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앞으로 새로이 혹은 더 집중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되는 과제입니다.
- 농업 살림과 함께 가는 생명밥상운동 : 지난 10년 동안의 생명밥상운동은 생명살림의 운동으로서 전개되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밥상이 불러온 지구 재앙을 치유하는 밥상을 차리기 위해 애써온 것입니다. 많은 관심 속에서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특히 생명밥상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농사, 곧 농업살림과 직접적으로 함께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수십 년 이상 올곧게 농사를 지어온 기독인 농부의 마음이 담긴 쌀을 도시 생활자들에게 전하는 ‘생명의 쌀 나눔’운동을 전개했었지만 도시교회의 벽이 높음을 절감한 바 있습니다. 가격과 신뢰의 벽은 도시교회 성도들이 건강한 삶을 위해 뜻 깊은 나눔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바라기는 그간의 생명밥상운동이 밑거름이 되어 도시교회가 앞장서는 밥상살림이 확산되어 생명살림은 물론 농업살림의 운동으로 전개되어나가길 소망해봅니다. 도시교회가 앞장서 생명농업을 짓고 있는 농촌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직접 교류한다면 믿음 안에서 서로의 생활과 생명을 책임져주는 건강한 공동체가 이 땅에 뿌리내릴 것입니다.
- 생태정의에 입각한 생명밥상운동 : 요즘은 ‘못 먹어’ 죽는 경우보다 ‘잘 못 먹어' 죽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제는 건강한 유기농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가격이 비싸서 값싼 패스트푸드나 편의점의 가공식품으로 한 끼를 때울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주변을 둘러보아 그런 사람들이 없는지 살피고 돌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한 마을의 예는 우리에게 좋은 길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흑인과 빈민층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 행하고 있는 일인데<각주7>, 옥상이나 유휴지를 활용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거기서 생산된 신선한 채소를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일, 도시농사에 열심이라고 합니다. 우리도 주변을 살펴 생명의 밥을 나누는 일을 하되, 특히 도시농사에서 나눔을 통한 희망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선은 교회 안에 ’도시농사위원회‘를 두고 잃어버린 창조 때의 ’흙‘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건강한 삶을 살아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독일엔 8가구에 1개씩 반드시 ’클라인 가르켈‘이라는 도시텃밭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먹을거리를 자급할 뿐 아니라 친목을 도모하고 공동체도 형성한다니 도전해볼 만합니다. 혹 공간이 없고 마땅히 흙을 구하기 힘들다면 상자텃밭으로라도 출발할 일입니다. 작은 상자 안에도 생명의 비밀이 있고 그것을 살리는 가운데 삶의 기쁨도 가득해질 테니까 말입니다.
- 지구에 희망을 주는 생명밥상운동 : 생명밥상운동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지구를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을 내야합니다. 음식은 모든 사람의 생활 방식이나 문화구조와 연결되어 있고, 특히 육식산업의 경우는 다국적 산업화되어 있어 자본주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채식이 갖는 의미가 큰 것입니다. 채식은 단순히 먹는 문제로만이 아니라 우리 몸은 물론 지구 환경, 그리고 삶 전체를 깊이 보게 해줄 것입니다. 자본주의 문명이 극단적으로 발산하는 방향으로 치달아와 지금과 같은 기후붕괴가 초래됐다고 볼 때, 채식은 덜 먹고 덜 소유하고 덜 집착함으로 근본가치를 지향하는 영성운동으로 나가게 도울 것입니다. 우선은 교회가 ‘고기 없는 주일’ 등의 채식 캠페인으로, 교회 밥상은 물론 그리스도인 가정의 밥상에 채식의 비율을 높여가는 일이 계속되기를 희망합니다. 날마다 흙에서 난 것, 특별히 건강한 흙에서 난 것을 먹는다면, 사는 동안 생명됨을 다하고 평화의 씨앗이 되어 하늘의 열매를 맺고 행복하게 다시 흙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식생활(생명밥상)교육의 일상화 : 생명밥상운동이 처음 시작될 때 밥상을 차려 대접해오던 일을 개인적 차원에서 올해로 8년째 이어오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안상님 목사님이신데, 지금까지 300회 이상의 생명밥상을 차려오셨고, 얼마 전 그 일을 기독여성살림문화원의 살림밥상으로 발전시켜내셨습니다. 가능할 수만 있다면 이런 식생활교육의 장이 개인적 차원이든 교회적 차원이든 여러 곳에서 실시되었으면 합니다. 교육은 생명밥상에 걸맞는 계절별 요리를 기본으로 하되, 식품첨가물, 환경호르몬, 유전자조작(GMO) 식품 문제 등 전통적인 식품안전에 대한 것에서부터 설탕과 소금의 섭취문제, 육식문화의 문제 등 최근의 이슈와 미각교육은 물론 농(農)의 가치와 생태적 삶, 생명농업과 그 일을 이루어가는 농촌에 대한 관심과 교류를 주 내용으로 담아내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텃밭 가꾸기도 필수항목으로 가르친다면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빠뜨려서는 안될 것은 ‘밥을 통한 생활영성수련’ 부분입니다. 일상에서의 생명에 대한 성찰은 물론 밥, 물, 공기를 제공해주는 지구에 대한 깊이 있는 명상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생명밥상! 이것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 일상 속에서 반드시 차리고 나눠야 할 밥상입니다. ‘거룩한 성전’인 자신은 물론 자연과 이웃의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조용한 행보를 걸어온 생명밥상운동을 밑거름으로, 교회들이 더욱 힘 있게 전개해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의 미래가 부디 악화일로에서 벗어나 풍성해지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밥상이 살아나고, 생명의 농업이 살아나고, 지구 생명도 반드시 되살아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끝>

<각주>
1.
생명밥상운동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계간지 ‘샘’(2006년 봄호)에 기고한 필자의 ‘몸과 마음 땅을 살리는 생명밥상’이란 제목의 글이나 생명밥상지도자교육 자료집, 그리고 ‘풍성한 생명, 지금 여기’(한국교회환경연구소 발행) 교재 가운데 밥과 관련된 부분이나 본회 홈페이지 생명밥상 빈그릇 란을 참고하십시오.

2. 이 시는 운동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발견한 이현주 목사의 ‘밥먹는 자식에게’입니다. 운동의 취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고인이 된 채희동 목사를 통해 2, 3절 가사를, 이재민씨를 통해 곡을 덧붙여 생명밥상 노래로 불렀습니다. 2, 3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2절 - 주님을 모시듯 / 밥을 먹어라 / 햇빛과 물과 바람 농부까지 그 많은 생명 /
신령하게 깃들어 있는 밥인데 / 그렇게 남기고 버려 버리면 /
생명이신 주님을 버리는 것이니라 / 사람이 소중히 밥을 대하면 / 그게 예수 잘 믿는 거여
3절 - 밥되신 예수처럼 / 밥되어 살거라 / 쌀 보리 밀 옥수수 물고기에 온 만물들은 /
자신을 제단위에 밥으로 드리는데 / 그렇게 사람들만 밥되지 않으면 /
어느 누가 생명 세상을 열겠느냐 / 사람은 생명의 밥을 먹고 밥이 되어 사는 거여

3. 2004년과 2006년에 발행된 교회를 위한 생명밥상 교육자료와 소책자 ‘몸과 마음을 살리는 생명밥상’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4. 기독교교육연구원에서 발행하는 ‘교육교회’ 2010년 3, 10월호에 ‘몸과 마음, 땅을 살리는 생명밥상 교육’과 ‘흙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교육’이라는 제목으로 필자가 기고했던 내용들 가운데 일부를 정리하여 옮겨다 놓았습니다.

5. 이 운동의 신앙적 근거가 되어준 말씀은 다음 성경구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창 1:29, 창 9:3~4, 출 16:16~20, 마 6:11, 요 6:51, 고전 3:16~17, 요 6:12~13. 그리고 이 일에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드리는 기도문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기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밥을 생산하는 이의 기도 - 이 세상에 생명의 밥이 되신 주님! 여기 한 그릇의 밥을 생산하는 저희에게 밥은 곧 생명이라는 고백을 드릴 수 있게 하시옵소서. 밥을 돈으로 보며 밥을 독점하는 일이 없게 하시고, 우리가 만드는 밥 한 그릇은 사람과 자연과 하나님의 기운이 깃들어 있는 거룩한 밥임을 알게 하시옵고, 내가 만드는 밥으로 사람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며 하나님을 위한 거룩한 창조의 행위가 되게 하시옵소서. 우리에게 밥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 밥을 먹는 이의 기도 - 이 세상에 생명의 밥이 되신 주님! 지금 내 앞에 놓인 밥을 대할 때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마음으로 대하게 하시고, 주님을 내 안에 모시듯 공손하고 거룩하게 먹게 하시옵소서. 이 세상에 모든 생명은 밥을 먹고 살다가 자신을 밥으로 내어놓듯이 저희들도 이 거룩한 밥상 앞에서 나 자신을 번제물로 드릴 것을 고백하게 하시고, 우리의 삶 속에서 사랑하는 이웃의 밥이 되어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우리에게 밥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6. 중
세시대에는 7대 죄악(탐식 탐욕 나태 정욕 교만 시기 분노) 중의 하나가 식탐이었습니다.

7. 샌프란시스코 웨스트 오클랜드 지역에 젊은이들은 모든 사람이 건강한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음을 중히 여기며, 시에서 빌린 땅에 손수 씨를 뿌려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신선한 채소를 먹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 직접 채소가게(피플즈 그로서리)도 차려 가난한 이들이 가격 때문에 먹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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